음식물처리기, 新기술·종량제 업고 다시 뜬다
전준범 기자출처 입력 : 2014.11.17 16:31
- ▲ 한 소비자가 백화점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 조선일보DB
특허청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와 관련된 특허 출원이 지난해 391건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257건이 출원된 2012년과 비교할 때 52%가 증가한 것이다. 관련 특허는 2010년 245건의 출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한때 각 가정이 필수적으로 장만해야 하는 아이템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7년을 기점으로 잠잠해졌다. 전기소모량이 많고 처리 과정에서 심한 악취를 발생시킨다는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2007년 2000억원을 기록했던 시장 규모는 2009년 500억원까지 떨어졌다.
특허청은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는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관련 시장이 다시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은 온풍과 온열, 분쇄, 발효, 탈수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발효 방식은 처리물을 비료로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지 않아 전기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을 지녔다. 지난해 출원된 관련 특허의 27.6%인 108건이 발효를 이용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처리방법의 장점만 취합하는 복합방식 특허도 96건이나 출원돼 성능이 우수한 처리기 개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의 또 다른 단점인 악취를 제거하는 기술도 지난해 127건 출원됐다. 이 역시 2012년의 83건에 비해 53% 급증한 것이다. 특허청은 이중 악취가스가 응축된 물을 전기분해해 악취를 없애는 기술을 대표적인 출원 사례로 소개했다. 이 기술은 활성탄처럼 기존 처리기에 포함된 탈취필터가 없어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필터 교체에 따른 비용발생 부담이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지자체별로 실시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보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가정이나 업소별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전자태그(RFID) 리더기가 장착된 계량기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 자동으로 내야할 수수료가 계산되는 식이다.
서울만 해도 이미 영등포구가 모든 소형음식점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에 들어갔으며, 노원구도 내년까지 모든 공동주택에 RFID 개별개량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중구도 이달부터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아파트 1534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시행에 돌입했다. 세종특별자치시, 부산광역시 등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도입에 동참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현재 특허출원 추세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업계의 분석 등을 종합할 때 2016년이면 관련 시장의 규모가 9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